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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의과대학 유승아 교수팀, 미세플라스틱 뇌 신경염증 원인 '세계 최초' 규명

입력 2026-02-09 10:25

- 미세플라스틱, 크기보다 ‘표면 성질’이 뇌세포 파괴의 핵심
- 표면 화학 특성에 따른 뇌세포 손상 경로 확인 및 항산화 물질 통한 예방 가능성 제시
- 국제학술지 ‘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2026년 1월 게재

(왼쪽부터) 유승아 교수, 임향숙 교수, 남민경 박사, 김채린 대학원생. (사진제공=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왼쪽부터) 유승아 교수, 임향숙 교수, 남민경 박사, 김채린 대학원생. (사진제공=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미세플라스틱이 뇌 건강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 단순한 크기가 아닌 ‘표면의 화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유승아 교수(공동 교신저자), 임향숙 교수(공동 교신저자), 남민경 박사(공동 제1저자), 김채린 대학원생(공동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표면 전하 성질이 뇌 내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임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주로 입자의 크기나 체내 축적량의 관점에서 분석해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자연환경에서 자외선이나 파도 등에 의해 풍화되며 표면 성질이 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표면 화학 구조가 서로 다른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노출시켜 반응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질소와 수소의 결합물인 ‘아민기(-NH₂)’가 표면에 노출된 미세플라스틱(PS-NH₂)은 일반 미세플라스틱이나 카르복실기(-COOH)가 붙은 입자에 비해 미세아교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속도가 월등히 빨랐다.

특히 아민기가 노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침투 후 미세아교세포를 강력하게 자극해 TNF-α, IL-6와 같은 염증 유발 물질을 대량으로 뿜어내게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독성의 근본 원인이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붕괴에 있음을 밝혀냈다.

아민기 미세플라스틱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산화력이 강한 활성산소인 슈퍼옥사이드(superoxide)를 과도하게 발생시켰고, 이는 과산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의 연쇄적인 생성으로 이어져 세포의 기능을 마비시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독성 물질에 의해 과민하게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는 본연의 기능을 잃고 주변의 건강한 신경세포까지 공격해 2차적인 뇌세포 사멸을 초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 설명 : 아민기가 노출된 폴리스티렌이 미토콘드리아 활성종 축적을 경유한 신경면역염증에 의한 신경세포 소실 기전 및 Trolox에 의한 극복] ▶ 아민기가 노출된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PS-NH2)이 미세아교세포에서 세포독성과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미토콘드리아 superoxide 생성을 통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기전 및 Trolox처리에 따른 신경독성 완화 효과 개념도. (사진제공=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그림 설명 : 아민기가 노출된 폴리스티렌이 미토콘드리아 활성종 축적을 경유한 신경면역염증에 의한 신경세포 소실 기전 및 Trolox에 의한 극복] ▶ 아민기가 노출된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PS-NH2)이 미세아교세포에서 세포독성과 염증 반응을 유도하며, 미토콘드리아 superoxide 생성을 통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기전 및 Trolox처리에 따른 신경독성 완화 효과 개념도. (사진제공=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연구팀은 이번 규명을 통해 예방의 실마리도 함께 찾았다.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진 비타민 E 유사체 ‘트롤록스(Trolox)’를 처리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활성산소 생성이 억제되면서 뇌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 손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를 주도한 유승아 교수는 “이번 성과는 미세플라스틱의 ‘보이지 않는 표면’이 뇌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환경 유해물질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사이의 연결 고리를 이해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생태독성학 및 환경안전(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2026년 1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연구팀은 관련 신경 면역독성 평가 및 억제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2건을 출원했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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